해외에서 볼트EV로 1회 충전에 600~700km 기록한 사례는 몇 건 있습니다.

그런데 보면서 느낀 건... 시속 40~50km로 달려서 이룬 건데 장거리 주행에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이었죠.

저도 저런 것 해보고 싶은데 솔직히 10시간 넘게 앉아서 국도 타고 다닐 자신이 안 생기더군요.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고속도로 타도 600km 넘게 갈 수 있다면?

서울에 볼 일이 생기면서 이런 미친 생각을 실행에 옮겨보기로 했습니다.

나주에서 서울까지 312km. 왕복 624km. 고속도로 구간 90%.

차는 보시다시피 100% 충전을 마쳤습니다. 얼마 전 배터리까지 교체해서 주행거리가 549km 나오네요.

문제는 주행속력인데... 고속도로에서 50으로 달릴 수는 없는 노릇이고 한참 고민하다 80으로 달리기로 했습니다.

100으로 달리면 연비가 잘 해야 8.5km/kWh 수준이라는 경험이 있었고, 국도 달릴 때 연비가 잘 나온 것 때문입니다.

호기롭게 출발!

와... 근데 비가 와요. 갈 수 있을까?

(영상 중간 쯤 보시면 와이퍼가 열일합니다.)

엥? 서울 도착해서 311.9km 달렸는데 배터리가 50.20% 남았습니다. 이게 되네?

새 배터리가 60kWh 이상은 되나 보더군요. 30.0kWh 썼는데 이 정도면.

한 숨 잡니다.

어... 배터리가 50.98%로 올라갔네요. 자가발전한 건 아니고 전압 안정화가 되었나 봅니다.

근데 그 사이 0.1kWh 썼네요. 하지만 일단 나쁘지 않네요. 그럼 다시 나주로 귀환!

이번엔 비가 안 오는 대신 폭염으로 아이폰이 뻗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어떻게든 계속 주행...

그리고 결국 624.4km 달려서 나주에 돌아왔습니다. 배터리는 3.5% 남았다고 처음에 나왔다가 2.8%로 내려가더군요.

그래도 소비 전력이 조금 줄어서 총 59.6kWh 썼습니다.

전체 주행 기록을 보면 80킬로 (실제는 75-77 사이) 정속주행 하면서 연비가 10km/kWh 이상 찍어서 가능했던 걸로 보입니다.

올라갈 땐 쪼들렸는데, 일단 된다는 확신이 서니 내려올 때는 비교적 편했습니다.

참고로, 이렇게 하니까 평소 서울 갈때보다 걸리는 시간이 퍈도 40분 정도씩 느려졌습니다.

상식적으로 탄다면 그 시간에 급속 충전기 꽂는 게 이득입니다. 하지만 어쨌든 극한의 연비운전을 하면 이 오래된 전기차도 고속도로 타고 600 이상 간다는 게 증명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