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1호선은 왜 이렇게 행선지가 다양한가요?
[쓸데없지만 유익한 도시철도 시리즈]
"아 ㅅㅂ 1호선은 왜 이렇게 행선지가 하나같이 다 다름?"
수도권 1호선을 타 본 적이 거의 없었거나, 처음 타 보는 사람들이면 대부분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왜 이렇게 열차마다 가는 데가 다른 거지?" 라고.
그렇다. 1호선은 노선이 방대한 만큼, 행선지도 매우 다양하다.
현재 수도권 1호선의 역 갯수는 99개에 달하며, 전체 거리는 무려 200k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단일 노선이다.
그 거리는 자그마치 서울에서 평양까지의 거리와 맞먹는 수준이다.
심지어 이게 끝이 아니라 아직 1호선은 더욱 더 길어질 예정이다.
2023년 4월에, 소요산역~연천역 구간이 추가로 연장개통이 될 예정이다.
이 개통될 거리까지 포함하면 전체 거리는 약 215km에 달하게 된다.
일단 대략적으로 이야기하자면 1호선이 이렇게나 장대한 거리를 가지고 있다보니, 행선지가 자연스럽게 다양해지게 되었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1호선 내에 현존하는 행선지가 많아도 너무 많다.
전체 지금 운행 중인 행선지가 어떤 게 있느냐 하면,
경인선 : 대개 인천행, 가끔씩 부평행, 부천행 등
경부선 : 구로행, 광운대역행, 동묘앞행, 청량리행, 영등포행(광명셔틀) / 서동탄행, 천안행, 신창행, 광명행(광명셔틀)
경원선 : 동묘앞행, 광운대역행, 의정부행, 양주행, 동두천행, 소요산행
여기에 급행까지 추가하면
경인선 : 동인천 - 용산 급행, 동인천 - 용산 특급
경부선 : 청량리 - 천안 신창 급행, 서울역 - 천안 신창 급행
경원선 : 소요산 동두천 - 인천 급행
아무래도 네 개의 구간 (서울 1호선, 경인선, 경부선, 경원선) 이 하나가 된 노선이다 보니, 행선지가 다양해도 너무 다양하다.
어쩌다가 1호선은 이렇게 행선지가 다양해진 건지 한번 알아보자.
(전에 올렸던
우선, 한국철도공사는 1호선이 행선지가 다양화된 이유에 대해서,
"1호선은 긴 구간으로, 도심구간의 이용 인원이 많아 차내의 혼잡 등을 고려하여 운행구간이 짧은 열차를 배차하여
최대한 많은 횟수의 열차를 운행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청량리, 광운대, 의정부, 동두천 등 구간을 다양화하여 열차를 운영하고 있다." 라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서, 모든 열차가 다 끝까지 가게 되면 그만큼 인력과 비용 지출이 심해지게 되고,
더군다나 1호선의 경우는 도심 구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노선이다 보니
모든 열차가 다 끝까지 가게 되면 그만큼 배차간격이 늘어나게 되어서
배차간격을 최소화하면서, 최대한 많은 횟수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중간종착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구간이 다 수요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요가 적은 구간의 열차의 운행은 상대적으로 빈도는 낮추고
수요가 많은 구간 위주로 열차를 운행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의정부행이나 동두천행과 같은 열차는 대개 그러한 경우라고 생각하면 된다.
영등포행 및 광명행은, KTX가 정차하는 영등포역과 광명역을 오고가는 셔틀 열차라고 보면 된다.
원래는 용산역에서 출발했던 열차였고 한 편성당 기존 1호선과 동일한 10량이었지만,
1호선 답지 않게 수요가 없는 열차이다보니 4량으로 너프당했고, 출발도 영등포역에서 하게 되었다.
동묘앞행 열차의 경우는 서울교통공사에서 운행하는 열차가,
운행을 다하고 동묘앞역 인근의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군자차량사업소로 입고하기 위하여 동묘앞역에 중간종착을 하게 되는 경우이다.
열차는 기본적으로 왕복운행을 한다.
그런데 열차의 운행 거리가 길어지게 되면, 인력 및 비용의 지출이 더 많아지게 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어서
가뜩이나 긴 1호선인지라 열차를 끝까지 운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천안 및 신창역에서 소요산역까지 운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청량리행 열차는 천안, 신창 방면에서 출발한 열차가 청량리역에서 종착한 뒤 회송하여
다시 천안, 신창 방면으로 열차를 운행하기 위해 청량리역에서 중간종착을 한다고 보면 된다.
참고로 동두천이나 의정부, 양주, 소요산 방면으로 가는 열차들은 다 인천에서 출발하는 열차들이다.
서동탄, 천안 및 신창에서 출발하는 열차들은 청량리 및 광운대역이 한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행선지가 광운대역인 열차의 경우는
한국철도공사에서 관리하는 이문차량사업소에 입고하기 위하여 광운대역에 중간종착을 하게 되는 경우이다.
광운대역행도 청량리행과 비슷한 맥락으로 서동탄이나 천안이나 신창에서 출발하는 열차이며, 이러한 열차들이 광운대역에서 운행을 마치게 되면 이문차량사업소에 입고하여 점검을 받게 된다.
서동탄행 열차의 경우는,
운행을 마친 열차가 한국철도공사가 관리하는 병점차량사업소에 입고하기 위하여 서동탄역에 중간종착을 하게 되는 경우라고 보면 된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구로행의 경우는 구로차량사업소에 입고하기 위하여 구로역에 중간종착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참고로, 서울교통공사에서 운행하는 열차의 경우는
한국철도공사와 서울교통공사의 운행 협약으로 인하여 양주역까지만 운행할 수 있다.
양주역 이북으로는 서교공 열차가 운행을 하지 못하는 이유이다.
동인천 급행열차의 경우는 인천역이 아닌 동인천역까지만 운행하는데,
급행열차의 경우는 급행열차 전용 선로로 운행되는데 인천역에는 전용 선로가 없고,
급행 전용 선로가 동인천역까지만 깔려있기 때문에 동인천역에서 종착하게 된다.
대략적으로 왜 이 열차는 이 역까지만 가는가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정리하자면,
1. 열차 운행 횟수를 최대화하기 위하여
2. 운행을 다한 열차가 차량기지로 입고하기 위하여
3. 인력 및 비용 지출 문제
4. 광명 영등포행의 경우는 KTX 셔틀열차임
정도로 요약해볼 수 있다.
소요산 방면으로 가는 열차는 인천에서 출발하는 열차며, (인천행의 경우는 소요산쪽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하면 됨.)
천안 및 신창 방면으로 가는 열차는 대개 청량리역이나 광운대역 쪽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만일 1호선 열차를 타게 된다면, 행선지를 고려하여 헤매지 않고 무사히 잘 타기를 바란다.
이상으로 글을 여기서 줄입니다.
보잘것 없는 제 글 봐 주셔서 항상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