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시골마을 결혼식 사용기
안녕하세요 썬더볼트입니다
그동안 맨날 자동차 얘기만 올렸었는데
오늘은 좀 색다른? 글을 올려볼까합니다
지난달 덴마크의 한적한 시골마을로 향했습니다
코로나 이후 만 3년 만에 처음으로 다시 해외에 나와봤습니다
바르샤바를 경유해서 왔는데
바르샤바까지만 해도 12시간이 걸리더라구요
전쟁으로인해 러시아-우크라이나를 모두 우회하다보니
훨씬 가까운 바르샤바인데도 이전에 파리가는시간보다 더걸렸습니다
바르샤바에서 환승하고 코펜하겐에 내려서 최종 목적지로...
집에서 출발해서 거의 20시간에걸려 도착한곳은 바로 이곳
여동생의 남편, 매제의 집입니다
3년 전 동생네가 결혼식으로 올리려다 코로나때문에 취소되었었는데
이번에 못한 식을 올리기로 해서 가족들이 다같이 덴마크에 모였습니다
릴레벨트 해협 바닷가에 있는 집이 참 예뻤습니다
하.지.만...
창가에 수두룩하게 놔둔 접시의 의미는?
바로 결혼식 집에서 올리기로했고
결혼식 준비를 가족들 다같이 직접 준비하기로 했기 때문이죠
식기부터 테이블, 의자 각종 필요한 물건을
이웃들로부터 빌려오는걸로 스타트
잠깐 집소개 영상
천막을 쳐야되는데 원터치 접이식 그런게아니라
생짜 아시바로 된 천막이라 처음에 벙쪘네요
사돈 어머님꼐 이거 설명서나 조립된 사진없냐고 했더니
없다고해서 파이프들 놔두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겨우 조립 ㅋㅋ
장을 직접 보러갔었는데 동네주민들의 무인 판매대가 있습니다
근처가 다 농장과 목장이라 산지직송 신선한 먹거리들을
편하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마트에 가보니 고기와 유제품, 그리고 술은 한국에비해 많이저렴하고
나머지 가공식품류는 한국보다 조금 비싼 느낌이더라구요
카트 두개 가득담았을때 30만원정도 나왔으니
한국과 장바구니 물가는 거의비슷했습니다
(하지만 1인 소득은 두배차이...)
이렇게 장을 봐와서 덴마크에서 한식을 연성해냅니다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재료들과 현지에서 조달한 재료를 합쳐
산적꼬치, 잡채, 군만두, 약밥, 고추전, 김치 등등을 만들었네요
어머니에 진두지휘 아래 열심히 전을 부쳤습니다
바깥쪽도 이제 거의 꾸며졌고 음식도 다되어가는데
이웃 분이 1마력을 타고 두둥등장
이 동네에서는 아직 1마력이 현역이라네요
그리고 다음날
식 그 자체는 주례사 하고 반지교환 하고 케이크자르고
우리가 아는 일반 적인 결혼식과 크게 다른거 없고 한시간 이내로 끝났습니다
조금 특이한 점이 있다면
행운을 바라는 의식으로 가족들이 곡물을 신랑신부에게 뿌리고
하객들이 노래를 부르며 돌아가면서 스티커를 신랑신부에게 붙여줍니다 ㅋㅋ
그리고 이제 밤새도록 파티가 이어진다는거죠~
신랑 친구들 키 180CM 이하는 없는
북유럽 바이킹의 기상
어제 우리가족이 빡시게 준비한 한식들
모두들 너무 맛있다며 싹싹 비워주셔서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아아 김구선생님 ㅠㅠ 이것이 문화의 힘입니까...
신랑 친구중 한명은 어머니한테 겉절이 만드는법 배워갔네요 ㅋㅋ
밤새 마실 와인, 진, 보드카, 맥주 수십짝을 사놨습니다
파티 중반부터는 술게임 스타트
놀다가 더우면 다같이 입수
이분은 이웃주민이신데 아버지께서 한국전 참전용사십니다
연세가 많으셔서 결혼식에는 못오셨고 이렇게 따님이 와주셥네요
부모님께서도 대한민국을 지켜주셔서 감사하다고
따님을 통해 선물을 전달드렸습니다
덴마크는 한국전쟁당시 해군 병원선 유틀란티아호와 의료진을 파병해
연합군 병사와 민간인 약 1만여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춤추면서 먹고 마시고 게임하고 이어진 결혼식 파티는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졌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권의 만남이고
조금씩 다른점은 있지만
새로운 인연이 즐거웠고
알아갈수록 사람사는데는 어디든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었네요
긴 사용기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동생놈 결혼 ㅊㅋㅊㅋㅊㅋ
출처 :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254812?type=recomm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