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세라핌 허윤진 글쓰기 실력 ㄷㄷㄷ-위버스
0
200
0
24.02.28
다음 페이지
이전 페이지
안녕하세요 윤진입니다 !
EASY가 나온 지 벌써 1주일이 다 되었네요
여러분들에게 이번 앨범은 어떻게 느껴지시는지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함께 고생해 주신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잘 닿았길 바랍니다.
제가 얼마 전에 시혁님을 만났어요.
고민 얘기, 다음 앨범 얘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이번 EASY 활동 얘기가 나왔는데
“사실 이번에 여러분께 큰 감동을 받았어요. 뮤비 당일까지 이거 안무 큰일났다 걱정했는데 너무 달라진 모습으로 컴백 하셔서 정말 놀랐어요. 어떻게 하신 거예요?“ 라고 물으시길래 그 자리에서는 ”크킄 그러게요…“ 흐뭇흐뭇 웃고 말았지만 생각할 수록 그 질문의 공명이 제게 좀 컸어요.
우리 어떻게 한 거지? 물론 많은 연습을 계속 한 이유도 있겠지만, 사실 연습량만 보면 뮤비 전이 뮤비 후 보다 훨씬 많았는데. 뭐가 바뀌었을까? 라고 계속 생각하다 보니 떠오르는 일이 있더라고요.
방송에서 아주 짧게 언급한 적 있지만 저희가 1월에 뮤비 촬영 끝나고 호텔방에 모여 처음으로 속마음을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은 적이 있어요.
사실 이번에는 너무 힘들었다고.
각자 힘든 이유와 수위는 달랐지만 대화의 온도는 똑같아서,
끝엔 테이블 위 테이크아웃 박스와 음료캔들 사이 꼬깃꼬깃해진 휴지도 같이 쌓여 있더라고요.
나의 약점을 드러내기란 가장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세상은 언제나 겨냥할 목표물을 찾고 있기에
누군가에게 나의 내면을 드러내는 것은
마치 활과 화살을 건네고 가장 아픈 곳을 가르쳐 주는 것과 같으니까요. 그래서 오히려 냉소와 은폐로 날 보호하게 하죠.
그런데, 그 활과 화살과 함께 희망도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를 내비쳐도 쏘지 않을 거라는 희망.
내 방향조차 겨누지 않을 거고, 나를 다치게 할 수 있는 힘을 가졌음에도, 대신 나를 지켜줄 거라는 희망.
나를 나로 안아줄 거라는 희망.
어쩌면 모두 이런 희망을 가지고 LA 호텔방에서 얘기한 거지 않을까요?
배 터지게 웃고 배 터지게 먹고
쓸모없지만 무의미하진 않은 수다로 떠들썩하던 밤 — 사실 그대로 웃음으로만 마무리 되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굳이?
근데 희망은 언제나 굳이 갖는 게 맞더라고요.
요즘 이런 희망의 실현을 느끼고 있습니다.
멤버들이랑 있을 때 몇 층 더 충만해진 감정들이거든요. 활짝 웃는 모습과 동시에 왈칵 눈물이 솟구치는 모습이 보여서 하루하루 함께 힘내주는 것이 더 소중하고 고맙고 그렇습니다.
EASY 하면서 칼군무를 맞추지 않았지만
어쩌면 칼보다 더 예리하고 강한 무언가를 맞추지 않았나, 저는 감히 믿어 보고 싶습니다.
마음이라면 마음, 영혼이라면 영혼… 정의하기 아직 어렵지만
큰일났다 싶었던 위기를 감동을 시키는 기회로 만들어줄 만큼의 어떠한 힘을 가진 무언가.
…
그렇게 했던 것 같습니다, 피디님ㅋㅋㅋ
아무튼
저의 활동 첫주는 그랬어요. 정신없고 피곤하기도 했지만 확실했던 건
무대는 너무 재밌고, 우리 멤버들은 옆에 있고, 그래서 내가 조금 더 나 일수 있다는 것.
여러분들도 저를, 그리고 르세라핌을
보다 더 진실하게 보실 수 있길 바라고
당신도 더 당신으로 보실 수 있길 바라며
남은 EASY 활동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
그럼 전 이만 준비하러
- 윤진
---------
글쓰기에 관심있는 개붕이인데 르세라핌 덕질도 소소하게 하고 있다. 최근 책 읽는 샷이 나와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위버스 보니까 이런글 올라와있던데 글쓰기 보고 감탄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