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태 쓰는 것
동물농장, 1984 쓴 작가 조지 오웰도 하지 말라고 함
동사에는 능동태와 수동태 두 종류가 있다. 능동태는 문장의 주어가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다. 반면에 수동태는 문장의 주어에게 어떤 행동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주어는 그저 당하고 있을 뿐이다. ‘수동태는 한사코 피해야 한다.’ 이것은 나 혼자만의 주장이 아니다. 《문체 요강》에도 똑같은 충고가 나온다.
스트렁크와 화이트는 수많은 작가들이 수동태를 자주 쓰는 이유를 굳이 추측해보려고 하지 않았지만 나는 한 번 해보겠다. 소심한 작가들이 수동태를 좋아하는 까닭은 소심한 사람들이 수동적인 애인을 좋아하는 까닭과 마찬가지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수동태는 안전하다. 골치아픈 행동을 스스로 감당할 필요가 없다. 빅토리아 여왕의 말을 빌리면, 주어는 그저 눈을 지그시 감고 영국을 생각하기만 하면 그만이다[빅토리아 여왕이 첫날밤을 맞는 딸에게 해주었다는 충고-옮긴이]. 그리고 자신감이 부족한 작가들은 수동태가 자기 작품에 신뢰감을 더해주고 더 나아가 어떤 위엄까지 지니게 해준다고 믿는 것 같다. 혹시 사용 설명서나 변호사의 기소문을 장엄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생각이 옳을지도 모른다.
소심한 작가들이 ‘회의는 7시에 개최될 예정입니다(The meeting will be held at seven o’clock)’라고 쓰는 것은 ‘이렇게 써놓으면 다들 내가 정말 알고 하는 말이라고 믿겠지’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런 어처구니없는 생각은 던져버려라! 말도 안 된다! 어깨를 쫙 펴고 턱을 내밀고 그 회의를 당당히 선포하라! ‘회의 시간은 7시입니다(The meeting’s at seven)’라고 써라! 자, 어떤가! 이제야 속이 후련하지 않은가?
-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정말 필요할 때 빼고는 수동태 쓰지 말라고 함ᆢ
출처 : https://www.dogdrip.net/561823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