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현실을 잘 나타낸 오늘의 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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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현실을 잘 나타낸 오늘의 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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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하여 자취하다가 결혼하니까 장점보다 단점이 훨씬 많다... 자취를 오래하니 같이 밥먹을 사람도 필요한거 같고 심심한거 같고 집이 고요하니 혼자놀기 이것저것 하다가 그것도 재미없고 드라마 보면서 같이 몇마디라도 나눠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나는 결혼해야하는 사람이다 라고 생각했었다.

근데 막상 결혼해보니 심심해도 혼자 있는게 낫다 싶다. 생활습관이 안맞아 괴롭고 인테리어도 내 맘대로 못한다. 감성넘치는 집은 이제 없고 내가 싫어하는 황금색 돼지저금통에 사은품으로 받은 탁상 달력.. 알리에서 산 저렴해보이는 소품들로 우리의 소중한 공간이 꾸며진다..
난 미니멀을 지향하고 남편은 맥시멈이고.. 몇년 안쓰는 옷도 물품도 안 버려서 서랍은 난장판이고 넓어 보였던 거실은 형형색색의 공간으로 계속 차오른다.... 먼지쌓이고 물때끼고 거품있고 털 떨어져 있는건 내 눈에만 보이니 결국 나만 치우고 있고 나만 잔소리하는 못된 사람이 되어있다.
서로 다른 부분을 인정해야 하며 사는게 부부라고 하니 말 안하고 참고 있는데 나는 스트레스 받으니 흰머리와 주름만 늘어가는 것 같다. 언제는 나만 치우는게 억울하기도 해서 내가 안치우면 이사람이 치울까? 하는 내심 기대감 같은 이유로 며칠을 놔둬봤지만 돌아오는건 더욱 더러워지는 집이였다. 결국 내가 나한테 져서 난 몸이 고생하고 있다.... 퇴근하면 나를 맞아주던 따뜻하고 깨끗한 나의 집이 우리 부모님 살던 집구석처럼 먼지쌓이고 정신사나운 집이 되어가는거 같아 슬프기만 하다....
곧 명절이 다가오는데 남편은 부모님 도와드려야 한다고 하루전에 시댁에 가자고 했다. 시댁에 가면 일을 하는건 나다.... 왜냐면 어머님이 나한테만 주방일을 시키고 남편이 설거지하면 됐다고 손사레치면서 가라고 하니까.... 내눈치 슬쩍보면서 도와주는 시늉은 하겠지만 나는 성에 안찬다.
그리고 시댁에서 열심히 일도 하고 눈맞추고 얘기도 들어드리고 웃어드리는 대리효도를 하고 집에 돌아오면 남편은 운전하느라 피곤하다면서 자겠지... 나는 꼬박 이틀을 긴장한 상태로 있느라 바로 기절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인데... 일단은 집에 오자마자 이틀내내 불편했던 속을 비우기 위해서 배변활동을 하고.. 집안 정리를 하고.. 저녁에 뭘 해먹을까 고민을 하면서.. 코고는 남편 옆에서 잠을 청해본다..
피곤하지만 넘치는 생각때문에 잠은 오지 않고.. 나는 왜 결혼을 한것일까.. 이 남자는 분명 나를 사랑한다고 하는데.. 왜 나의 마음을 헤아려줄 생각은 못하는걸까.. 너의 이기적인 모습때문에 내 사랑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는걸 알기는 할까.. 내 사랑이 식어가고 있다는걸 느끼면서 내 마음도 너무 괴롭고 슬프다.. 결혼은 미친짓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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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instiz.net/pt/756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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