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 만남을 끝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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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 만남을 끝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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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나도 역시 그랬다.

나름 소개팅 매물에 올라갈만큼의 외모와 사회성을 가졌지만
주위 주선에 따르는
다음날 가쉽거리의 주인공이 되는건 부담스럽고,
한정된 바운더리 안이라 마음가는 분을 만나기 힘들었던 것.
온라인 만남으로 잘된 커플도 주위에 있어서,
모범사례에 힘입어 나도 인생 용기 한톨까지 다 끌어모아봄.
그리하여 대략 두세달 정도 간
쪽지를 주거나 받거나 했는데
진심과 신중을 기해서 셀소 글을 한번 올리고,
괜찮은 남자를 찾는 여자분의 글을 보고
호기롭게 내가 자기 소개를 보내기도 했다.
연락이 닿은 쪽지의 숫자도 꽤 되었고
대략 30명 정도와 컨텍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 중 8명과는 실제로 만남.
동시 여럿 만남은 지양했다.
그건 내 스타일도 아니고 예의가 아닌듯 해서..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앞으로 이성을 만날때는
아날로그적인 수단만을 사용하려고 한다.
후술할 내용들은 내가 보고듣고느낀 날것의 느낌들과
그 기록이다.
1. 먼저 연락할 경우 대화 자체가 쉽지 않다.
셀소 글을 보고 정말 정성스레 연락을 드려도
답변이 오지 않는 경우가 많고,
단답, 늦은 답변은 기본에
다른분을 만나고 오셨다가 잘 안되셔서
나중에 연락 주신 경우도 많았다.
아마 여자분들 글에는 쪽지가 넘쳐서
다 컨트롤 하기 어려우셨거나
여기에 보이는 직장명으로 혹은
내 스펙으로 분류되었거나
둘 중 하나 일 것이다. 당연히 이해한다.
정신 없으신 와중에 한정된 자원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신 경제적인 분이신거겠지. 오히려 현명한 것이다.
2. 현실적인 분들이 많다.
급여 수준과 인상률이 어느정도 되는지
정년은 안정적인지
가령 서울에 산다고 하면 부촌인지
대학 생활 얘기가 나오면 학교는 소위 최상위 대학인지
가족관계를 얘기하면 부모님은 노후 대비가 되어계신지
나중에라도 지원해줄 여력이 있으신지
혼자 산다고 하면 자가인지 전세인지 월세인지
자차는 보유하고 있는지, 어떤 종류인지.. 등등
간접적으로 떠보려고 하지만 나에겐 직접적으로 다가왔다.
3. 다양한 인간군상이 존재한다.
셀소글만 보면 세상 바르고 매너 좋아보이셨지만
전날 or 당일 파토(가장 빈번함)
읽씹
단답
계산을 내가 다 할건지 미리 물어봄
일방적인 약속장소 선정
교환 아닌 일방적인 사진 요구
대놓고 드러내거나 간접적으로 느껴지는 비교와 어장
내로남불
의심
회피
만남 전 심한 주사 + 연락
남친이 있는데 환승준비, 바람
등등의 사람 힘빠지게 하는 유형들이 대다수였다.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다는 명제를
군대, 대학시절 이후로 다시금 교육받게 됨.
난 남자지만 물론 여자분들도
더 상처가 되고 불쾌한 경험을 하신이 있으실거라 생각한다.
어떤 느낌인지 알기에 위로의 말씀을 전달드리고 싶다.
다른 일들도 많았지만
현실 소개팅에서도 일어날법한 일이니 킵해두고,
무엇보다 힘들었던건 상기 서술한 바와 같이
만남 과정에서의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였다.
물론 외모, 환경등이 안맞아서
좋게 끝난 경우도 있지만
상기한 유형의 사람들을 상대하려면
하고 싶지 않은 감정소모와 자원 낭비를 하게되고
이걸 감수하기에는
인풋 대비 아웃풋이 너무 떨어지는게 블라인드 만남이었다.
준비 다하고 배에 힘 빡주고 현관문을 나섰는데
당일 파토 당할떄의 느낌은 정말..
아무리 내 자신이 진정성을 탑재했다고 해도,
여자분들에게는 쏟아지는 연락의 홍수와
끊임없는 선택권의 존재앞에
상대방은 찔러보거나 간보는게 대부분이고
나와 비슷한 마음가짐의 상대는
겨울인 이시점에
수박 찾기 같이 어려운 일이다.
물론 이해한다.
내가 그들의 니즈에 넘치게 부합 할 만큼
완벽하고 멋진 남자가 아니라 그랬을 수도 있고,
블라 환경이 사람을 그렇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좋은 사람과의 만남을 위한 열정과 텐션이 있고
현실을 단단하게 살되 약간의 낭만이 있어서
사람 자체를 더 보려고 하는 나에게는 너무 힘든 과정이었다.
처음부터 과하게 무게잡지 않았다. 바라지 않았다.
다만 유쾌함 속 진정성, 그리고 인간대 인간으로서의 배려와 매너는 바랐었다. 그게 욕심이었을까.
그래, 물론 여기서도 잘 되는사람 있겠지.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어디서든 만날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소모적인 만남에 지쳐
당분간은 나 자신을 더 사랑해주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2025년에 하고싶은 것들이 더 많아졌다.
좋은 사람과의 만남에 절실한 형들은
평소에 덕을 잘 쌓아두고
적극적으로 주위에 소개팅을 요청하고 다니도록 하자.
주위를 봐도
본인이 괜찮은사람이면 어떻게든 소개팅이 들어오긴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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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teamblind.com/kr/post/%EB%B8%94%EB%9D%BC-%EB%A7%8C%EB%82%A8%EC%9D%84-%EB%81%9D%EB%A7%88%EC%B9%98%EB%A9%B0-H2jm71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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