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신벌레가 다리 없이도 움직이는 비결… 섬모 합성 기술 개발
짚신벌레가 다리 없이도 움직이는 비결… 섬모 합성 기술 개발
UNIST 정훈의 교수팀, 자성 나노입자 쌓아 나노 섬모 구조 합성
폭 좁고 길이 긴 섬모 형태로 제조 가능해... Adv. Mater. 게재
짚신벌레는 다리가 없어도 움직일 수 있다. 세포 표면에 돋아난 미세털인 섬모의 존재 덕분이다. 이러한 섬모를 원하는 형태로 쉽게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UNIST 기계학과 정훈의 교수팀은 나노미터 크기 자성 입자를 위로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섬모 구조를 가늘고 길게 합성해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인공 섬모를 구동 장치(액츄에이터)로 쓰는 나노로봇 등의 개발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자성 나노입자를 쌓아 만든 인공 나노 섬모)
섬모는 액체 속에도 움직임이 자유롭고, 작은 외부 힘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다양한 기능을 만들어낼 수 있다. 코나 폐의 섬모가 하늘하늘 흔들려 액체를 움직이는 방식으로 불순물 밀어내거나 짚신벌레가 섬모를 노 젓듯 움직여 이동하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섬모를 모방해 미세 기계의 구동장치로 쓰려는 연구가 활발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섬모 구조는 액상 원료를 틀에 넣어 찍는 등의 기존 방식으로 나노 미터 수준으로 작게 만들기 어렵다. 특히 폭은 좁고 세로로 긴 형태는 더 까다롭다.
(개발한 자기력 위치 제어 자가조립 합성법
니켈 주변의 강화된 자기력 때문에 자성 나노 입자가 니켈에만 달라붙는다. 그 위로 자성 나노입자가 순차적으로 쌓이게 된다.)
연구팀은 자기력을 이용해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합성법을 개발했다. 먼저 섬모 가닥을 돋아나게 하고 싶은 위치에 니켈 금속 조각을 배열한 뒤, 위에서 자성 나노입자를 흩뿌려 차곡차곡 쌓는 방식이다. 니켈 주변에 형성된 강력한 자기력이 자성 나노입자를 잡아당기는 원리다. 정교하게 설계된 자기력 덕분에 나노 입자가 알아서 원하는 형태로 조립된다.
이 합성법은 수직 방향으로만 자성 나노입자가 쌓일 수 있도록 나노입자를 에어로졸 상태로 분사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액체 방울(에어로졸)에 자성 나노입자를 가둬 미리 설계된 자기력 외에 다른 외부 힘을 차단하는 기술이다. 액체는 날아가면서 증발된다.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표지.
바닥에 있는 흰색은 니켈 금속.
그 위에는 자성 나노 입자가 쌓여 인공 섬모를 이루고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실제 지름이 373nm(나노미터, 10-9m)인 입자를 최대 54개 까지 쌓았다. 가로와 세로의 비율인 종횡비가 50 이상으로, 이제껏 합성된 인공 섬모 중 가장 높다는 설명이다.
(자가조립으로 제작된 고 종횡비 섬모 구조)
완성된 인공 섬모는 자성 나노입자 표면에 코팅된 올레산 덕분에 베어링 없이도 매끄럽게 미끄러지면서 움직일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몸 안에 투입 가능한 나노 로봇,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초미세 구동 장치 개발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지난 6월 16일자로 출판됐다.
논문명: Self-Assembled Artificial Nanocilia Actuators
Self‐Assembled Artificial Nanocilia Actuators - Kang - 2022 - Advanced Materials - Wiley Online Library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자연 상태에는 미생물의 편모, 폐나 뇌 등에 존재하는 섬모와 같은 기능성마이크로 / 나노 스케일의 섬모 구조가 존재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섬모구조를 만드는 방식은 몰딩을 이용한 방식이 대부분이며, 이는 소형화에 한계가 있다. 또한, 소형화가 가능한 자가 조립 방식은 주로 액상에서 모세관 상호작용(capillary interaction)1)을 기반으로 수행돼 수직적인 구조물을 제작할 수 없다. 연구진은 나노 입자를 제어하여 나노 스케일의 고 종횡비(폭은 좁고 키가 큰 구조) 섬모 구조를 제작하는 자가 조립 방식을 최초로 개발하였다.
2. 연구내용
원거리에서 즉각적으로 제어 가능하며, 비등방성2)이 있는 자기력을 기반으로 자가 조립을 수행하였다.
먼저 섬모를 형성시키고 싶은 위치에 니켈 조각을 배열한 뒤 그 위에서 에어로졸 상태의 자성 나노입자를 뿌려주면 니켈 조각 위에 자성 나노 입자가 차곡차곡 쌓이는 합성 방식이다.
이는 자기력이 주변에 있을 때 니켈과 같이 강자성체 근방에서 자기력이 강해지는 현상을 이용해 이를 국부적으로 제어한 기술이다. 나노 입자 간에는 입자 내부의 자기쌍극자가 정렬되는 현상에 의해 조립된다. 이는 클립을 자석에 이어 붙이는 원리와 흡사하다. 원래 클립끼리는 붙지 않지만, 클립을 자석에 붙이면 클립 뒤에는 새로운 클립을 순차적으로 이어 붙일 수 있다. 실험에서 니켈은 자석과 같은 역할을 한다.
입자간 간섭이 가장 적은 기체상에서 이 같은 자가 조립을 수행해 자성 입자(Fe3O4 ,magnetite)를 원하는 위치에 수직적으로 자가 조립할 수 있었다. 실제 지름이 373nm(나노미터, 10-9)인 입자를 최대 54개 까지 쌓았다. 가로와 세로의 비율인 종횡비가 50 이상이었다.
합성된 인공섬모는 자성 입자에 올레산(Oleic acid)3) 덕분에 외부힘(자기력)에 반응해 롤링/슬라이딩 기반으로 민감하게 구동함을 확인했다.
3. 기대효과
나노 스케일에서 고 종횡비 구조물을 만드는 공정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제작된 섬모 구조는 나노 조종장치, 소프트로봇. 나노 액츄에이터로 응용이 가능하며, 나노스케일에서 제시된 구동 메커니즘은 차세대 나노 액츄에이터 제작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용어설명
1. 모세관 상호작용(Capillary interaction)
물의 극성 때문에 입자를 끌어당기고 밀어내는 상호작용.
2. 비등방성 힘(anisotropic force)
특정한 방향을 가지고 물체의 성질이나 받게 되는 힘이 달라지는 (Ex. S극, N극)는 경우를 비등방성 힘이라 한다.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힘. 대표적으로 자기력이 있다.
3. 올레산 (Oleic acid)
기름의 한 종류. 실험에서는 에어로졸 상태에서 자성 나노입자들은 분산시키 위해서 첨가했으며, 이 올레산이 나노입자 표면에 코팅돼 베어링 역할을 하게 된다.
출처 : https://www.clien.net/service/board/news/17375657?type=recomm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