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핫한 사건 보니까
오랜만에 돌아가신 엄마가 생각나네
어린시절 나는
해외출장 나간 아빠가 집에 잘 안오는줄로만 알았고
엄마 아빠 그리고 온 가족이
미친듯 싸워대던 열살 이후론 둘이 이혼한줄로만 알았어
그런 과정 이후에
스트레스 때문이었을까
우리 엄마는 불치의 신체적 중증장애를 입고
나는 엄마랑 둘이 살아가기 위해서
대학생 때 생계곤란으로 군면제 신청을 했어
병무청에서 엄마 아빠 나 과거 모든 통장과
온갖 서류들을 다 들춰내는 바람에 처음으로 봤어
엄마랑 아빠의 인지소송 문건을
소송 판결문을 읽어봤더니
우리 아빤 유부남이었는데
아닌척 속이고 우리엄마를 만나서
나를 만들었다고 써있더라
엄마는 아빠랑 결혼할 생각뿐이었는데
임신 6개월이 되어서야 유부남이란 사실을 토로했대
그리고 내 위로 아들이 둘이나 더 있다는 사실도
소송자료 첫장에
나를 지우길 종용했다는 문구부터 눈에 들어오더라
판사한테 그렇게 살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던데
이래서 그런 말을 들었던 거였구나
그래서 아빠는 이날까지
아빠 회사에서 나 사는 곳까지 그리 가까운데도
나를 한번도 보러오지 않았던 거구나
양육비 한푼도 안주고 몇년을 버텨서
엄마가 소송하고 나서야 법원판결 때문에
월 30씩 줄 수밖에 없었던 거구나
모든 것들을 스무살이 훌쩍 넘어
이십대 중반이 되어서야 알았어
우리엄마는 온 힘을 다해서 날 지켜왔기 때문에
환경에 비해 구김살 별로 없이 자라왔던 나는
그때서야 그걸 알고
그날 마침 약속이 있어 술을 있는대로 퍼마시고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어
그렇게 엄마가 안았던 장애가 하나의 이유가 되어
내가 남들 다 아는 좋은 대학 졸업하고
번듯한 직장에 취직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너무 젊은 나이에 우리 엄마는 돌아갔어
엄마의 장지까지 따라온 엄마의 어린시절부터
제일 친한 친구가 엄마를 땅에 묻을 때 얘기해주더라
날 가졌다는 걸 그분이 알고는
엄마한테
아기를 여자 혼자 어떻게 키울 수 있냐고
날 지우든 절에 키워달라 갖다주든 하랬대
그랬더니
엄마는 어떻게 생명을 지울 수 있겠냐고 했다더라고
자기가 책임지겠다고 했다더라
그렇게 나는
말 안하면 누구도 모를 정도로
너무나도 밝고 행복하게 컸어
그래서 엄마가 돌아가고 나서야 알았어
나는 어쩌면 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을 텐데
엄마 덕분에 이 세상 행복 누리고 가는 거구나
미혼모라는 단어를 들으면
너무나도 있어서 안될 일이 생긴
대단히 큰일과도 같이 느껴지지만
사실은 너무나도 겁나는 모든 것들을 뒤로 하고
아이에게 이 세상의 빛을 보여준 엄마라고 생각해
그래서 난 지금도 너무나도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어
그런 엄마를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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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teamblind.com/kr/post/%EC%9A%B8-%EC%97%84%EB%A7%88-%EB%AF%B8%ED%98%BC%EB%AA%A8%EC%98%80%EB%8A%94%EB%8D%B0-t2LnaG14